Hunn. 아듀 2013
2013년 마지막 날 오후.
집으로 돌아가는 중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랑 간단하게 와인파티를 할까 하는데
안주거리가 마땅한게 없다,
언니가 오는 길에 좀 사와야겠어.
그리하여 주어진 미션:
“고속터미널 신세계 백화점 지하 수입코너에 들려
3주 전에 동생이 시식해보고 맘에 들었다던 치즈 사오기.
치즈 종류 모름. 정확한 이름 모름.
어쩌면 SP(스프)로 시작되는 이름에 (아닌가?) 모양은 동그랗고 말캉말캉함.
아마도 케이스에 빨간색이 들어가 있지 않았나 싶음 (아닌가?).”
여차저차해서 수입코너에 도착해보니
진열되있는 치즈종류만 해도 수십가지.
연말에 넘쳐나는 사람들 때문에 세일즈분도 정신없고.
이건 뭐 스무고개도 아니고 완전 고난이도 퀘스트인거다.
그냥 포기하고 아무거나 사들고 가야겠다 싶은 마음에
윗칸부터 눈으로 대충 슥슥 훑으면서 내려오는데, 순간 이거다 싶은게 있어서 집어들었다.
사진찍어서 동생한테 보내보니 이거 맞다고 어떻게 알았냐고 오 신기방기. 단번에 맞춘 나도 좀 신기방기 ㅋ
Saint Andre… SP로 시작하긴 개뿔
내 이럴 줄 알았징
아무튼 그렇게 2013년 마지막 날을
티비 연말시상식을 틀어놓고 가족이랑 웃고 먹고 취하며 평화롭게 마무리했다.
M군은 집으로 친구들을 불러 올나잇 드링킹을 했다.
나이어린 친구랑 마셔서 술이 더 술술 잘들어간다고 했다. ㅋㅋ
모두들 기분좋은 마지막이다.
크고 작은 변화가 유독 많았던 한 해를 보내며
힘들다며 징징대던 나를 emo늪에서 꺼내준 위시언니가 그랬다.
어찌됬던 예측불허한 미래가 궁금하고 설레이지 않느냐고.
To. 헌희C
내일이 기대되는 오늘이 되자.
매일같이, Exciting하니깐! — 위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