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y  u s

u s. 암스테르담 '15


작년에는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이 퀵퀵으로 결혼식을 마치고 네덜란드로 여행을 다녀왔다.


6년 전 기분좋은 빠리,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 베네치아, M한테 귀에 못박히도록 들어만 봤던 스위스의 중식볶음밥도 고려했지만

미혼20대의 마지막이자 백수생활의 피날레를 이렇게 정적인 분위기로 끝내기는 아쉬워서 

스페인의 미친 섬이라는 이비자 영상을 검색하다가 노느라 흥이 난 언니들 몸매도발에 쫄아버림... 

M이 홀려서 그대로 말없이 가버려도, 잘가라고 손이나 흔들어줄 수 밖에 없는 언니들이였음. 

뭘 먹고 자라서 나에겐 없는 것들이 그렇게나 많이...


결국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그냥 얌전히 풍차 밑에 앉아 치즈나 뜯자며 암스테르담 행 티켓을 끊었다.





밤 비행기를 타고 스키폴공항에 도착하니 이른 새벽.

신혼여행이고 뭐고 졸리고 피곤하고...

호텔에 얼리체크인을 신청해놓아서 짐 찾자마자 택시타고 도심으로 갔다.


택시가 테슬라였는데 난 또 테슬라 처음 타보잖아.

엔진소리 하나도 안들리고 미끄러지듯이 도로를 달리는데 

길을 잘 닦아놓아서 그런지, 전기차라 그런건지

아님 그냥 단순히 아저씨 드라이빙 스킬이 좋은건지 신기하더라.


그 와중에 도시는 왜이리 이뻐.

이른 아침에 비 올거같은 날씨였는데도

건물들이 성냥갑 세워둔 것 마냥 다닥다닥 붙어있고,

또 그 사이사이 운하들이 있는데 이야 유럽 -_- 이거지.





5월이여서 걸칠거라고는 봄 자켓만 들고 갔는데 생각보다 쌀쌀했다.

멋 부리다가 입돌아갈거 같아서 결국 가져간 티셔츠며 자켓이며 겹겹으로 껴입고

내 말만 철썩같이 믿고 하늘하늘한 티쪼가리만 들고 온 M은 스웨터를 사입었다. 미안.




암스테르담은 박물관들이 유독 많다.

박물관/유적지 알러지가 있는 M을 생각해서 딱 두군데만 가자고 졸랐는데

그 중 하나가 렘브란트의 집.


실제 생가를 미술관으로 전시해놓은 것인데

볼거리도 알차고 그림 그려보는 체험도 할 수 있어서 꽤 재밌게 구경했다.






아 나머지 한군데는 안나프랑크의 집이었는데

아침 일찍 갔는데도 불구, 줄이 너무 길고 춥고 배고파서

다음번에 오면 꼭 들리자는, 하나마나한 약속을 하고 돌아섰다.

그냥 가면 감자튀김 사준다 그래서...


원래는 당일치기로 기차타고 근교도시도 다녀오려 했는데

그런거 없는 우리인거, 내가 깜박했다.

풍차는 구경도 못함. 튤립은 꽃시장에서 보고. 나막신도 기념품 샵에서 구경만.



그래도 즐거운 여행이었다.

일주일 안되는 기간동안 암스테르담에만 머물면서

둘이 현지인들처럼 골목 사이사이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얼떨결에 국립미술관이랑 반고흐박물관, iamsterdam 조형물도 봤다 ㅋㅋㅋ


치즈 샵에서 종류별로 사다와서 호텔에서 퍼먹고.

하루 기본 4끼+를 실천하며...












카메라없이 아이폰으로만 대충 찍은 사진들이라 아쉬움도 남지만 


오두막은 이제 무거워서 못들고 다니겠다며

라이카 똑딱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는 M에게

내가 복권에 당첨되면 제일 먼저 라이카와 후에이라를 사주겠다는,

하나마나한 약속을 마지막으로 여행기를 끝낸다.




벌써 거의 1년 전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보고있자니,


아 여행가고 싶다 ㅜㅠ





끝.







'by  u s' 카테고리의 다른 글

u s. 8½ Otto e Mezzo Bombana  (0) 2018.05.15
u s. 正斗 완탕면  (0) 2016.05.02
u s. 고독한 미식가 - 이케부쿠로 '楊(양)'  (0) 2014.05.11
u s. 도쿄 디즈니랜드  (0) 2014.05.10
u s. 인천 공화춘  (0)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