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온지 벌써 한달이 되었다.
이제 예정일까지 남은 일수는 23일.
나는 9개월 만삭 아줌마.
얼마 전 아랫배에 튼살 다섯개를 발견했고
임신 전과 비교해 지금까지 총 11kg가 늘었고
그게 나의 마지노선이라고 다짐했었는데...
막달이 되니 엄청난 속도로 고속상승 중이다-
소화도 안되면서 뭐가 그리도 계속 먹고 싶은지
집에 있으면 부엌을 열두번도 넘게 기웃거린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먹자, 싶다가도
마음 한 켠은 계속 무거운게 -_- 영 찝찝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진은 음식샷.
합정 교다이야에 갔었다.
식당 안 부엌유리 넘어 직원분이 열심히 왠종일 면을 치대고 접고 자르는걸 보면서
나의 기대치는 ↑↑↑
시원한게 먹고싶어서 자루우동을 시켰는데,
따뜻한 우동을 시켰다면 면의 식감이 더 좋았을 것 같다.
통통하고 찰진 우동면을 차가운 소스에 계속해서 찍어 먹다보니까 마지막에 씹을 때는 턱이 좀 아프더라구.
임산부라고 턱관절도 느슨해졌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그래서 그랬을 수도.
그래도 우동면이 참 찰지고 한입 가득 맛나더라-
예상 외로 맛있었던건 당근튀김.
단품이 있으면 추가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1년 간의 사회경험을 거친 내 동생은,
그동안 많이 성장도 하고 상처도 받았고
주량도 늘어있었다 ㅋ
가시나가 임산부 앞에서 와인 한 병을 혼자 끝냄.
너가 임신하는 그 날 나도 똑같이 되갚아주리라.
진지한 이야기, 시답잖은 이야기들이 오갔고,
내 짧은 생각으로 주제넘게 조언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4시간 정도를 수다 떨며 앉아 있었던거 같다.
글쎄 노력은 한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또 엄청 나불댔던거 같기도 하고 -_-;
그 시간동안 내리 듣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판단은 똑똑한 동생이 알아서 하겠지;;;
나도 결혼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을 뒤돌아보며, 참 감사했다.
M에게 미안한 시간들도 있었고 고맙기도 하고...
#^&%*^(@
역시 밤 12시를 넘기니 이 주체할 수 없는 감성이... ㅋ
이래서 밤에는 잠을 자야 해.
퀵퀵으로 결론은,
밥 잘먹고 똥 잘누고 뱃속애기 건강하고
착한 남편까지 둬서 마음 편하고 큰 걱정거리 없는 내 팔자가 감사하다 ㅋㅋㅋ
잊지않고 보답하며 살겠습니다 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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